칼럼/기고
도봉구 드림페스티벌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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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지선기자 조회 1,325회 작성일 05-07-25본문
도봉구 주민들로 구성된 음악 동아리모임의 ‘화요일에 만나는 정오의 음악회’
2005년도 전반기 결산을 겸한 음악 연주회가 2005년 7월 15일 금요일 오후 7시에 도봉구청 지하1층 아뜨리움에서 열렸다.
그 곳에서 그날 저녁 음악을 사랑하는 도봉구 주민들의 소리없는 함성이 지축을 흔든 작은 즐거운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
연령의 장벽이 무슨 대수랴! 우먼파워를 과시라도 하듯 30여명정도의 음악을 사랑하는 20대에서 60대까지의 용감한 도봉구 ‘아지매’들이 주축이 되어(남성은 지휘자와 하모니카 연주자등 3명뿐) 젊은 여성 치과의사도, 초등학교 여선생님도, 손주를 본 할머니도 플루트를 불고, 리코더도 불고, 클래식기타도, 클라리넷과 오카리나도 불며 어엿한 음악가로 대중앞에 선보였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사랑의 음악회이기에 그 곳에서 느끼는 기쁨과 행복은 두배가 된 듯했다.
조명등이 번쩍이는 웅장한 무대위도 아닌, 단지 시멘트 바닥에 접의자를 펴서 관중들의 바로 앞에서 선보이는 소박한 무대지만 열정이 깃들인 그들만의 작은 꿈이 마냥 사랑스럽고 행복해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연주자들의 활기가 넘쳐나고 관중들의 열기도 뜨거워지는 도화선이 된다. 자연스럽게 누구랄 것도 없이 앙콜, 앙콜 소리가 터져 나온다. 사실 관객이 모두 하나가 되어 손뼉치고 즐거워 하며 행복해 하는 이런 음악 연주를 나는 아직 경험해 본 기억이 없다. 플루트 소리가 은은히 퍼지고 유럽에서, 르네상스 시대부터 18세기중엽 바로크시대에 이르기까지 많이 사용되었다는 리코더 악기 소리에다 오카리나악기 소리까지, 그것들의 선율이 도봉산 정상을 향해 은은히 퍼져나간다.
급기야 60이 넘는 듯이 보이는 노신사의 하모니카 연주는 모든 관중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거기에다 화요음악회를 최초로 시작한 도봉구청 최생용 직원의 트럼펫과 테너 섹스폰의 연주는 금상첨화! 도봉구 출신 노시인의 ‘시인아 바람아’라는 주제의 자작시 낭송또한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동안에도 내내 그 감동이 함께했다. 가방에서 안내 팜플렛을 꺼내어 거기에 적혀 있는 글들을 읽어 보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가는 사라져 갔다. 그러나 나의 여왕만은 남아 있다. 그렇다, 음악이야말로 나의 여왕이다.“ “우리들의 목표는 손가락을 빨리 움직이거나 틀리지 않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연주하는 것입니다”
참 멋진 말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감동했다. 「웰빙최적구」를 지향하는 도봉구청의 케치플레이즈와 궁합이 딱 맞는 것 같다.
어쨌든 오늘 하루는 웰빙의 하루였다고나 할까. 마치 새벽의 토끼가 깊은 산 속 옹달샘을 발견하고 아무도 먹지 않은 깨끗하기 그지없는 시원한 물 한모금 마시고 세수하는 것조차 잊어 버리고 행복해 하는 그런 느낌이 바로 이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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